블룸버그 보도...지난 6년간 외국기업 불매운동 78건 달해
영토 문제에는 기업들 사과…인권침해 이슈는 사과율 낮아

[딜라이트닷넷 박피터슨 기자] 중국 소비자들이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2016년 이후 지난해까지 6년 동안 최소한 78건의 외국 기업에 대한 상품 불매운동(보이콧)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평균 13건, 월평균 1건 이상으로 2016년 이전 8년 동안에 걸친 총 보이콧의 6배에 달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12일 스웨덴국립중국센터(Swedish National China Centre)의 연구 자료를 인용, 이같이 전하고 중국에 진출한 소비자 브랜드들이 모두 까다로운 영업 환경에 처해 있지만 보이콧에 대응하는 방법은 이슈에 따라 기업마다 다르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중국이 자국의 주권이라고 여기는 영토 문제로 보이콧을 당했을 경우는 지체없이 사과하지만 인권침해 혐의 등과 관련한 이슈에 대해서는 사과 빈도가 낮은 편이다.
보이콧 당한 기업들의 80% 이상이 대만과 티베트의 지위나 홍콩의 민주화 시위 등 중국의 영토 보전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이는 행동이나 광고에 대한 반발에 직면했을 때는 대체로 사과했다.
반면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는 신장지역의 제품 구입 및 사용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중국 내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을 산 이후 유감이나 사과 표명을 한 기업은 4분의 1에 불과했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의 경우 2018년 중국이 아닌 대만을 일부 제품의 원산지로 기재한 매장 간판에 대해서는 사과했지만 지난해 신장지역 공산품이 월마트 판매대에서 제외됐다는 소셜미디어 주장이 제기됐을 때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 연구 결과는 14억 명의 소비자들이 널린 중국 시장이 글로벌 소비자 브랜드들에게 어떤 연유로 황금밭에서 지뢰밭으로 변했는지를 입증해주고 있다. 무역에서부터 사이버 보안, 인권, 코로나바이러스의 출처에 이르기까지 미국 등과 맞서고 있는 가운데 중국인 쇼핑객들은 나이키와 헤네스앤모리츠(H&M) 등의 자국 내 수익성을 깎아 내리며 정치적 의제를 지탱하는 강력한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힐레비 파룹 박사는 "중국 내에서 대체 국산품이 등장하고 온라인 민족주의가 대두되면서 글로벌 브랜드들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소비자 보이콧이 중국에서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이른 시일 내에 수그러들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적대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대상 기업의 절반 가까이가 공개 사과 없이 논란을 견뎌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신장 관련한 불매운동의 최대 타깃 기업이었던 H&M은 "항상 중국 소비자들을 존중하고 중국에서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사과는 하지 않았다. 이 의류 브랜드는 지금까지도 거의 모든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배제되고 있다.

연구원들은 또한 특정 회사의 사과에 대한 중국 대중의 반응이 독단적인 경우도 있어 '두 얼굴'로 매도되는 등 더 큰 반발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파룹 박사는 "사과는 안전한 베팅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관찰한 바로는 대중 시선을 회피하려 노력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또한 중국 노선을 따른다고 해도 상응하는 경제적 보상은 불분명하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휴고보스와 버버리 모두 신장과 관련된 언급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분노에 직면해 휴고보스는 사과했고 버버리는 침묵했지만 둘 다 매출이 크게 줄지는 않았다.
지난해 설립된 스웨덴국립중국센터는 2008년 이후 지난해까지 발생한 중국 내 외국기업 보이콧 사례를 조사했다. 보이콧 사태가 최고조에 이른 것은 미-중 무역 마찰이 한창이던 2019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