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전문 미디어 블로그=딜라이트닷넷] 통신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본격적인 AI 서비스 전쟁을 앞두고 있다. 이용자와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소비자 대상 거래(B2C) 측면에서 브랜드 전략 고지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통신3사는 AI에이전트를 단순한 앱이 아니라 자사 AI 브랜딩 전략 전초 기지로 바라보고 있다. SK텔레콤은 글로벌 파트너십과 유료 서비스 혜택으로 생태계를 넓히는 반면, LG유플러스는 실생활 보안과 안전을 전면에 내세우며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KT는 고객응대서비스(CS) 특화 AI 에이전트 전략을 꾀하고 있다.
◆오픈AI까지 우군으로…SKT, 에이전트 생태계 공격적 확장
SK텔레콤은 지난 2022년 베타버전 ‘에이닷(A.)’을 선보인 이후, 2023년 글로벌 LLM(대형언어모델) 열풍이 본격화되자 자체 개발 모델 ‘A.X’를 비롯해 오픈AI·앤트로픽 등 해외 기업 LLM을 접목하며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냈다.
먼저 통신 서비스 강점을 활용해 ‘통화 녹음·요약 기능’을 시작으로 올해 6월에는 음성을 텍스트로 기록하는 ‘노트’, 생활 정보를 정리해 제공하는 ‘브리핑’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용자가 일상 속에서 AI를 체감할 수 있는 편의 기능을 차례로 추가하며 앱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SK텔레콤 B2C 전략 핵심은 ‘연합’이다. 지난해 앤트로픽에 대한 지분 투자, 미국 AI 검색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와의 협력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연대를 확대하고 있다. 단순 협력에 그치지 않고, 해당 기업 LLM을 자사 에이닷에 이식하는 등 이용자로 하여금 SK텔레콤을 통해 글로벌 플래그십 모델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인상을 남기는데 집중하고 있다.
B2C 저변 확대를 위한 가입자 혜택도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SK텔레콤 가입자에게 미국 AI에이전트 서비스 기업 퍼플렉시티의 무료 이용권을 지급한 바 있다. 최근에는 오픈AI 한국지사 출범 시기에 맞춰 내년 2월까지 오픈AI 유료 구독 서비스 ‘챗GPT 플러스’ 구독 1+2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가입자 중 챗GPT 플러스를 1개월 구독하면, 2개월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쿠폰을 지급하는 식이다.
종합해보면, SK텔레콤은 자사 AI 에이전트 서비스 ‘에이닷’을 통해 글로벌 AI에이전트 서비스 등 포괄적인 AI B2C 서비스를 동원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통신사 뿐 아니라 국내 AI 에이전트 서비스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아직까지 AI를 활용한 B2C 서비스들이 대부분 ‘검색 및 채팅’ ‘통화 녹음 요약’ 등에 국한된 가운데, 당장은 가입자들이 에이닷에서 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접근성을 높이는 과정에 있는 상황이다. 이후 국내외 협업을 중심으로 신규 서비스 발굴 및 선점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KT, B2C보단 B2B 집중…고객 관리 AI에이전트 전면에
KT는 현재 B2C보다는 기업 대상 거래(B2B) 전략에 더 무게를 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B2B 사업은 ‘자체 개발 대형언어모델(LLM) 믿:음에 기반한 독자 모델 개발’과 ‘MS 및 팔란티어와 협력 중심 AX 사업’ 투트랙 전략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두 전략 모두 기업의 AI 전환(AX) 과정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자사가 보유 중인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인프라부터 AI 모델 특화작업, 서비스 적용 등 기업이 AX 과정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B2C 서비스와 관련해서는 자사 통신 서비스 앱 ‘마이케이티’ 개편 과정에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이 언론 보도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관련해 내부에서 관련 서비스 테스트에 들어갔으며, 조만간 ‘마이케이티’ 개편과 함께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당장 범용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는 AI 에이전트를 고객응대(CS) 서비스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요금제 변경 및 요금 납부 관련해 통신사 앱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때 통신사 앱의 다양한 기능은 오히려 복잡하고 불편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이용자가 찾고자하는 기능을 즉각적으로 찾아주는 등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안전·안전·안전” 이용자 보호에 방점,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자체개발 AI 에이전트 ‘익시오(ixi-o)’를 선보이며 시장에 합류했다. SK텔레콤 에이닷과 유사하게 통화 녹음 등 기능 등을 탑재하고 있으나, LG유플러스가 익시오 홍보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것은 ‘이용자 보호’다.
특히 보이스피싱 탐지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6월30일에는 목소리 위변조 탐지 기술 ‘안티딥보이스’를 익시오에 탑재했다. 안티 딥보이스는 LG유플러스가 자체 개발한 사운드 투 텍스트(STT) 기능과 안티스푸핑(Anti-spoofing) 등 기술로 구현됐다. 이 기술은 통화 중 실제 음성 구간을 탐지하고, 탐지된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한 후, 해당 음성의 위변조 여부를 분석한다.
기존 보이스피싱 통화 내역을 학습한 AI가 통화 내용을 분석해 위험성을 알려주는 기능도 탑재됐다. 그 과정에서 이용자 통화 내용 서비스를 보호하기 위해 해당 기능을 디바이스 자체에 탑재하는 온디바이스AI로 개발됐다.
LG유플러스는 향후 영상 위변조 기능인 ‘안티 딥페이크 차단 기능’도 선보일 계획이다. AI 기술 발달로, 얼굴 합성 영상 제작이 쉬워진 환경 속에서 이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기술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영상이나 이미지를 분석해, 합성된 영상에 남아있는 비자연적인 흔적을 탐지해 합성 여부를 판별한다. 픽셀 단위 질감이나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흔적으로는 남는 패턴의 불균형, 프레임 간 일관성이 떨어지는 현상 등을 분석해 합성 여부를 탐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같은 LG유플러스의 안전 중심 AI B2C 전략은 이재명 대통령 정부의 ‘보이스피싱과의 전쟁’ 기조와도 발을 맞추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보이스피싱 피해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통신사와 금융사에 전향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그 과정에서 ‘안전’ 키워드를 선점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AI B2C 서비스 여력 마련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B2C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운영 중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서비스 유료화 등을 앞두고 눈치 싸움을 시작한 모습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달 29일 유료화를 위한 이용약관 개정 등 구체적인 행보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아직까지 관련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시장 상황과 이용자 반응을 종합해 유료화 시점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