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트닷넷=김대림 기자] 젠신(Gensyn)이 자사의 머신러닝(ML) 검증 시스템 ‘베르데(Verde)’의 기술적 세부 사항을 집중 조명했다.

젠신은 24일(현지시각) 자사 블로그를 통해 베르데의 작동 원리와 적용 사례를 소개하며, 이 시스템이 현재 실제 프로덕션 환경에 적용돼 있다고 밝혔다. 젠신 측은 "베르데는 신뢰할 수 없는 하드웨어 환경에서도 누구나 ML 작업이 정확하게 수행됐는지 검증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신뢰 실행 환경(TEE)이나 학습 과정 모니터링 등 기존 방식이 가진 보안 취약점과 확장성 한계를 지적했다. 인텔 SGX 같은 TEE 방식은 하드웨어 가용성이 떨어지고 보안 이슈가 발생할 수 있으며, 학습 기반 검증은 스푸핑 공격이나 미세한 데이터 조작을 감지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젠신은 ‘심판 위임(Refereed Delegation)’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두 개 이상의 컴퓨팅 제공자가 같은 작업을 수행하다가 결과값이 일치하지 않을 때만 심판(Referee)이 개입해 진위를 가리는 구조다.

베르데 시스템의 핵심 기술은 ‘렙옵스(RepOps)’와 ‘이중 이진 탐색 게임’이다.

먼저 렙옵스는 다양한 하드웨어 환경에서도 비트 단위로 동일한 결과를 산출하도록 보장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하드웨어마다 계산 결과값이 달라 미세한 오차가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해 검증의 정확도를 높였다.

이중 이진 탐색 게임은 결과값이 다를 경우 전체 작업을 다시 수행하는 대신, 문제가 발생한 구간을 먼저 파악하고 그 안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계산이 틀렸는지 단계적으로 범위를 좁혀가는 방식이다. 심판은 최종적으로 단 하나의 연산만 수행해 누구의 결과가 맞는지 판별할 수 있다.

젠신은 베르데가 미세 조정(Fine-tuning) 및 전체 모델 훈련 과정까지 검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부분 재실행 훈련 검증’ 기능을 통해 전체가 아닌 무작위로 선택된 체크포인트 구간만 재실행함으로써 작업의 정당성을 확률적으로 보증한다.

오구잔 에르소이(Oguzhan Ersoy) 젠신 개발자는 “베르데는 하드웨어를 통제하지 않고도 타인이 수행한 ML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게 만든다”며 “이는 누구나 결과를 신뢰할 수 있는 공정한 탈중앙화 AI 생태계를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베르데는 젠신의 예측 시장 플랫폼 ‘저지(Judge)’에 탑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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