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대표 "카톡 선물 금액 이하로도 사용 준비 다 돼"
안철현 애플 부사장 "환율 하락 시 인앱 결제가격 인하"
[딜라이트닷넷 정호원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등을 대상으로 한 국회 정무위원회의 7일 국정감사에서는 플랫폼 업계의 자율규제가 도마에 올랐다.
아울러 ICT, 배달앱, 프랜차이즈, 명품 플랫폼, 자동차 등 소비자와 밀접한 업계의 기업인들이 증인으로 출석해 관련 논란에 연이어 사과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플랫폼 본사-이용업체 간 자율규제와 관련한 질의가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 온플법 도입 공세
야당 의원들은 자율규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며 한기정 공정위원장에게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온플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달앱 수수료 문제를 예로 들며 "미국에서는 주문가격의 일정 퍼센트를 배달수수료로 규제하고 이를 넘으면 불법이라고 규정한다"며 "자율규제는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강병원 의원은 "올해 온플법의 정기국회 통과를 원하나, 자동폐기를 원하느냐"라며 "정무위에서 뜻을 모아 법안을 통과하면 반대하지 않을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오기형 의원도 "자율규제를 하겠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규제를) 안하겠다는 느낌이다"라며 "온플법을 안 하겠다고 하면 공정위가 경쟁질서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한 위원장은 "(온플법의 국회 통과를) 반대하지 않는다"며 "국회에서 논의하면 따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한 위원장은 "법으로 직접 규율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라며 "자율규제와 법제화가 같이 진행되면 자율규제가 성과를 낼 수 없다. 자율규제가 전혀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율 추진이) 작동하지 않으면 저희는 바로 법제화를 진행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원들 질타 받은 카카오와 배민, 애플
이날 공정위 국감에서 여야는 공정위 소관 법률과 관련해 이슈가 제기된 기업들 간부들을 불러 질의를 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기업인들은 사과하기에 바빴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카카오톡으로 선물을 받으면 선물받은 금액 이하로는 사용할 수가 없다"며 "소비자가 원하는 방법을 도입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는 "국정감사 전에 완료하고 싶었는데 준비가 부족해서 진행이 더뎠다"며 "준비는 다 됐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진행하겠다"고 답변했다.
남 대표는 또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논란을 지적하자 "총대진 여러분을 비롯한 우마무스메 이용자분들께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며 "그때 대처했던 발언은 후회하고 있다. 이 자리를 빌려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안철현 애플코리아 부사장은 인앱결제 가격을 일방적으로 인상했다는 취지의 양정숙 무소속 의원의 질의에 "여러 부분을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또 환율 하락 시 인앱 결제 가격도 인하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BBQ, BHC 등 치킨 업계 대표를 불러 치킨값, 가맹점주와의 불공정 계약 등을 문제삼았다.
김 의원은 "필수품목 항목을 조정하면 소비자 가격을 낮추고 가맹점 공급가격도 낮출 수 있는데 필수 품목이나 가격을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임금옥 BHC 대표는 "여러 가지 내부적으로 검토할 사항이 있어서 돌아가서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한 위원장도 "필수품목에 관한 규정 자체가 추상적이어서 관련 가이드라인을 배포했고 자료들이 쌓이면서 기준이 구체화하는 과정"이라며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논란을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소병철 민주당 의원은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에게 "배민의 배달수수료가 6000원(배민1)으로 다른 배달앱 회사보다 훨씬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함 부사장은 "물가가 많이 오르다 보니 사장님들이 배달비에 부담을 느끼는 것을 알고 있다"며 "배달 형태를 다각도로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박재호 민주당 의원은 벤츠 자동차의 시동 꺼짐 현상에 대해 "처음에는 벤츠코리아와 판매사가 서로 책임을 떠넘겼다"며 "교환 시 추가비용을 요구하거나 레몬법을 악용해 교환·환불을 거부한 것이 사실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상국 벤츠코리아 부사장은 "고객과 합의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내부적으로 빈틈이 있었던 부분을 철저히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해명했다.
◆삼성전자 노태문 사장 의원들 질타 반박
기업들이 연이어 사과에 나선 가운데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와 관련한 박용진 의원의 질의에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박 의원이 "GOS 강제 적용으로 소비자 불만이 크다"고 하자 노 사장은 "소프트웨어(SW)를 업데이트하면서 많은 분들의 불만이 해소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제가 최근 휴대전화를 삼성 제품으로 바꿨는데 충전기가 없었다"며 "100만원이 넘는 제품을 구매하는데 충전기를 옵션 형태로 제공해야 한다. 저희 아들이 (충전기가 제외된 것을) 보더니 삼성이 애플 나쁜 점만 닮아간다고 얘기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노 사장은 "충전기 제거는 저희뿐만 아니라 친환경 부분에서 앞장서야 하는 위치의 글로벌 리딩 컴퍼니들이 같이 하는 글로벌 트렌드"라며 "충전기 제거를 통해 얻는 환경에 대한 부분을 감안해달라"고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