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연속 합산 영업이익 1조 넘겨…5G 고가요금 가입 급증
기지국 설비투자 거북이 걸음…"중저가요금제 내놔야" 지적도

[딜라이트 장영일 기자]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올해 역대급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3분기 연속 통신 3사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이 확정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 국민과의 약속인 설비투자가 제자리인 가운데 최근 통신 장애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요금 인하 요구 등 소비자들의 반발이 커질 조짐이다.

8일 통신 및 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통신 3사의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1조4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33% 늘어날 전망이다.

통신 3사는 지난 1분기와 2분기에도 합산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기세를 탄 모습이다. 올해 합산 영업이익이 최초로 4조원을 넘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기업별로 SK텔레콤은 1분기 영업이익이 38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나 상승했고, 2분기에도 39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했다. 3분기에도 두 자릿수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KT의 1분기 영업이익은 4442억원, 2분기 영업이익은 47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4%, 38.5% 늘었다. 3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1분기 영업이익이 2756억원, 2분기 영업이익이 26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4%, 12.0% 증가했다. 3분기에는 27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늘었다.

통신 3사 수익률 추이. (자료=하나금융투자)
통신 3사 수익률 추이. (자료=하나금융투자)

이같은 호실적 배경에는 삼성전자,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의 신작 흥행 속에서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수가 늘어난 데 있다. 특히 고가 요금제인 5G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3분기 5G 가입자가 전년 동기 대비 89.1%나 늘었다.

통신 3사는 역대급 실적에도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정부와 소비자 단체를 중심으로 5G 기지국 건설 등 설비투자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불거진 KT의 전국적 네트워크 장애로 통신 품질에 대한 의문과 요금 인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국감에서 "이통 3사의 영업이익이 연말이 되면 4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잘못 설계된 요금 때문"이라며 "5G는 잘 안 터지는데 비싼 요금을 받아서 영업이익이 늘고 있다. 마케팅 비용은 계속 상승하고 이게 요금에 전가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28㎓ 기지국 구축 미흡도 논란의 대상이다. 정부는 2018년 5G 주파수를 할당하며 통신 3사에 총 4만5215국의 28㎓ 5G 기지국을 설치하도록 의무를 부과했다. 그러나 8월말 현재 통신3사가 설치한 28㎓ 5G 기지국 수는 단 161건에 그친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통신 특성상 공공재 성격이 있는 주요 서비스인 만큼 정부 예산을 투입해 사업자 부담을 감경해준 건데 28㎓ 기지국 의무구축 이행률이 0.35%에 불과하다"며 "이통사가 과실만 따먹고 기여를 안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통신 3사가 망 의무 구축 기준에 미달할 경우 주파수 할당 취소, 이용 기간 단축, 제재금 부과 등 제재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5G 품질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고가 요금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잇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상용화 2년이 지나도록 5G 서비스가 비싸기만 하고 불안정하다보니 오죽하면 '오지게 비싸고 안 터지는 5G'라는 조롱을 받고 있다"며 "정부와 이통3사는 5G 불통 문제 보상, 중저가요금제 출시, 최신단말기 5G·LTE 겸용 출시 등을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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