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영구 저장 '그린샌드' 프로젝트 출범…2030년까지 연 800만 톤 저장

이산화 탄소 포집. (그래픽=게티이미지)
이산화 탄소 포집. (그래픽=게티이미지)

[딜라이트닷넷 박피터슨 기자] 덴마크가 8일(현지시간) 북해의 해저 1.1마일(약 1800m)에 외국에서 수입된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세계 최초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AFP·로이터통신 등 각 외신이 이날 일제히 전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고갈된 천연가스 및 석유 유정(油井)에 이산화탄소를 매립하는 이 '그린샌드(Greensand)' 프로젝트 출범식은 프레데릭 왕세자 등 덴마크 왕실 및 정부, 관련 기업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부 에스비에르 마을에서 열렸다.

덴마크는 영국 화학 대기업 이네오스(Ineos)와 독일 석유회사 윈터샬데아(Wintershall Dea)가 주도하는 이 프로젝트에 따라 2030년까지 연간 최대 8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영구 저장하게 된다.

현재 지구온난화 예방을 위한 이산화탄소 제거 방안은 탄소 포집 및 저장(carbon capture and storage, CCS) 기술이 가장 보편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200개 이상의 유사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거나 개발 중이다.

덴마크 국기.
덴마크 국기.

그러나 인근 산업 현장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만 저장하는 다른 프로젝트와 달리 그린샌드는 거리상으로 먼 외부 지역의 배출분을 들여와 매립하는 '이산화탄소 공동묘지(CO2 graveyard)' 역할을 하게 된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기념식의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는 국경을 초월한 협력의 유럽지역 성공 사례"라고 말했다.

그린샌드 프로젝트의 진행 방식은 배출원에서 액화된 탄소를 특수 컨테이너로 니니웨스트(Nini West) 플랫폼으로 운반한 뒤 해저 1.1마일의 매립지에 주입하는 것이다. 

덴마크 당국은 시범 단계가 완료되면 인근 시리(Siri) 유정과 지질학적 공동(空洞)도 매립지로 활용할 계획이며, 수송 수단도 선박에서 파이프라인 등으로 개선해나갈 방침이다.

이르면 2045년 이산화탄소 순배출 제로(넷제로)에 도달하는 기후목표를 설정한 덴마크는 그린샌드가 '덴마크의 기후 툴킷에서 매우 필요한 도구'로 평가하고 있다.

브라이언 길버리 이네오스 최고경영자(CEO)는 출범식에서 이 프로젝트가 탄소중립에 이르기 위한 덴마크 요건의 40%를 충족할 수 있으며, 유럽 요구조건의 2.5~3%를 차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해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천연가스와 석유를 생산해온 지역이어서 이미 파이프라인과 저장 공간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린샌드와 같은 유형의 프로젝트에 특히 적합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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