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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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동 재활 시간에 전 시간과 같이 동전을 집어 높은 곳으로 옮기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전 시간에는 쌓여 있는 동전이었고 이번에는 전량 바닥에 깔린 동전이다. 난이도를 높인 것이다. 그런데 내가 말했다. "너무 쉬운 걸 하라고 한다."

말한대로 수월히 진행하니, 교사가 둘째 손가락은 쓰지 말고 첫째와 세째 손가락만 사용하라고 했다.

난이도는 높아졌지만 빨리 해치웠다. 시간이 남으니 교사가 새 과제를 제시했다. 핀셋으로 게임용 소형 막대를 옮기라는 것이었다. 훨씬 어려워졌지만 수행했다. 교사가 설명하길 젓가락 연습의 기초과정이라 했다.

특별한 날이다. 처음으로 과제를 수행하기도 전에 너무 쉬운 것이라 했고, 처음으로 한 번에 과제를 두 개나 했다. 그것도 첫 과제는 도중에 난이도를 올려 수행했다. 기분 좋은 날이었다.

# 지난 목요일에 종합 병원에서 재활 전문병원으로 옮겼다. 법규에 따라 옮겨야 한단다.

옮기니 재활 시간 수가 좀 늘고, 나를 상대하는 교사 수는 2명에서 6명으로 늘었다. 기대가 된다. 토요일에도 상당 시간 훈련을 했다.

옮겨 와서 이틀 사이 특이한 것이 있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골반과 척추의 자세를 바로 잡는 훈련이 있었다. 반복하면 걸음 훈련에 도움이 될 것이다.

두번째는 팔이다. 약간의 훈련에서 팔꿈치가 일자에 가깝게 곧아졌고, 팔꿈치를 굽힐 때 힘이 없어서 팔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떨리던 현상이 대폭 개선되었다. 좀 신경을 쓰면 떨림이 거의 없게 되었다.

두 현상은 봄의 싹들처럼 자신감을 많이 돋우어 준다.

# 재활 전문 병원으로 옮긴 지 2주일 가까이 된다. 그간의 재활은 근력 운동, 자세 훈련이 중심이다.

근력 운동의 많은 부분이 거의 움직이지 않는 부위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무척 힘이 든다. 좀 움직이는 부위를 움직이게 하는 훈련은 강도가 높아도 힘들다고 느끼지 않는다.

전에 있던 병원부터 이어진 훈련 중 괄목할 만한 부위는 손이다. 말한 대로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했는데, 이제는 주먹을 쥐었다가 손가락을 펴기까지 한다. 물론 아직도 보완해야 할 게 많지만 한 달 사이 많이 변한 한 예다. 지난 일요일 아내가 일주일 만에 보고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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