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SK하이닉스 4.6조 담아…삼성전자도 순매수
"반도체 주도주 지위 유지될 것…내일 엔비디아 실적 주목"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 종가 기준 4000선을 넘은 지난달 2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 종가 기준 4000선을 넘은 지난달 2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딜라이트닷넷=이나무 기자] 최근 국내 반도체주가 조정 양상을 보였으나 이들 종목에 대한 '빚투' 열기는 더욱 뜨거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K하이닉스로 개인의 매수세가 대거 몰리면서 이달 순매수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8일 기준 SK하이닉스의 신용잔고는 1조1448억원으로 지난달 말(8010억원) 대비 43% 늘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변제를 마치지 않은 금액으로, 이 잔고가 늘었다는 것은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의 신용잔고도 1조4383억원으로 지난달 말(1조202억원) 대비 41% 증가했다.

최근 대형 반도체주가 일부 조정 양상을 보였으나 업황 호황에 따른 주가 상승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대거 몰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들어 18일까지 9.02% 하락했으며, SK하이닉스는 1.97% 올랐다.

지난 10월 한 달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상승률이 각각 28%, 61%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오름폭이 둔화했지만, 개인은 대거 '쇼핑'에 나서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18일까지 SK하이닉스를 4조6340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월별 개인의 SK하이닉스 순매수액 기준 역대 최대 수치다.

이달 들어 SK하이닉스 순매수액은 이미 지난달 월간 순매수액(3조291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개인 투자자는 같은 기간 삼성전자 역시 2조350억원 순매수해 지난해 11월(3조1740억원) 이후 1년 만에 가장 많이 담았다.

이에 국내 증시도 개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하방이 지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1%대까지 낙폭을 키워 3,850대까지 밀려났으나 개인의 저가 매수세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유입되면서 장중 낙폭을 축소, 3,900선을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인공지능(AI) 거품론 우려가 나오기도 했으나, 반도체주의 이익 모멘텀이 여전히 견고한 상황에서 주도주 지위를 잃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들어 내년 코스피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가 402조원에서 410조원으로 8조원 상향됐는데, 이 중 5조원을 반도체 업종이 올렸다"며 "여전히 반도체가 다른 업종에 비해 이익 모멘텀이 강하며 반도체주의 주도주 지위는 바뀌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도 "수요의 폭발적 성장과 공급 병목의 심화 속 고객들의 공급망 안정화 노력은 강화되고 있고 이에 범용 반도체에서도 다수의 장기 공급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추정한다"며 "내년에도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에서는 한국시간 오는 20일 새벽 공개되는 미국 AI 대장주 엔비디아 실적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가 높아진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공개할 경우 재차 국내 반도체주 주가에 상승 탄력을 제공할 수 있지만, 기대치를 밑돌 경우 조정이 길어질 수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와 같은 부정적인 증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분기점은 내일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이벤트일 것"이라며 "이번 실적에서는 실적 및 가이던스 컨센서스 상회 여부를 넘어 GPM(총마진) 개선 여부, 중국 수출용 저성능 칩인 H20 수출 금지 상쇄 여부 등 관전 포인트들이 이전보다 많을 예정"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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