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트닷넷 창간 16주년] “컬리·푸드테크 스타트업, AI로 맞춤형 식단·메뉴 추천 가속”

[딜라이트닷넷=최규리 기자] 유통·외식업계가 인공지능(AI)을 앞세워 식탁 혁신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식단 관리와 SNS를 활용한 트렌드 분석이 동시에 확산되면서, AI는 소비자의 ‘오늘 한 끼’를 설계하는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기업들은 이를 통해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동시에 빠르게 변하는 푸드 트렌드를 선점하기 위한 데이터 경쟁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분야는 개인 맞춤형 식단 관리다. 컬리는 AI 기반 식단 관리 앱 ‘루션’을 선보였다. 사용자가 음식 사진을 찍거나 음식명을 입력하면 AI가 영양소와 칼로리를 자동 계산해 기록하고, 나이·성별·체중·활동량·알레르기 정보까지 반영해 하루 권장 섭취량을 제안한다. 추천된 메뉴는 컬리 플랫폼 내 판매 상품과 직접 연결돼 곧바로 구매까지 이어진다. 체중·혈당·수면 등 건강 지표를 연동해 종합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푸드테크 스타트업들도 AI 기반 맞춤 식단 설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팀골고루’는 개인의 건강 상태와 식습관을 분석해 최적의 식단을 구성하고 이를 정기 배달하는 모델로 중소벤처기업부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선정됐다.
또 다른 서비스로는 푸드나무가 운영하는 ‘마이쉽단’이 있다. 이 앱은 사용자의 체성분과 생활 패턴을 입력받아 AI가 수천 개 영양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간 식단을 제안한다. 추천 식단은 원클릭으로 주문·배송까지 연계되고, 섭취 기록과 피드백 기능을 통해 식습관 변화를 시각화할 수 있다.
AI는 또 다른 축에서 푸드 트렌드 예측기 역할을 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틱톡 등 SNS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어떤 음식이 소비자 주목을 받는지 포착하는 것이다. 과거 치킨 프랜차이즈의 사이드 메뉴였던 치즈볼, 음료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흑당버블티는 모두 SNS에서 입소문이 먼저 확산된 뒤 히트 상품으로 성장했다.
업계는 이를 계기로 AI가 수집한 해시태그·키워드·이미지 데이터를 토대로 차세대 히트 메뉴를 개발하고, 마케팅 전략에 반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크림치즈 토핑 음료나 디저트 제품이 틱톡·인스타그램을 통해 순식간에 퍼지며 매출 효자 상품으로 자리잡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제 업계의 승부처는 데이터로 보인다. 소비자 개개인의 생활·건강 정보를 얼마나 정교하게 분석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지, 동시에 SNS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트렌드로 해석해 상품화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업계 전문가는 “AI 기반 데이터 역량은 단순한 운영 효율화를 넘어 유통·외식 산업의 경쟁 구도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변수”라며 “데이터 활용 능력이 곧 시장 점유율로 직결되는 구조가 이미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AI가 헬스케어와 푸드 트렌드라는 두 축을 동시에 아우르면서, 소비자의 식탁은 정밀하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업계는 데이터 경쟁에서 앞선 기업이 새로운 시장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