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라이트닷넷=강소현 기자] SK텔레콤에서 사이버침해 사고가 발생하면서 올 상반기 이동통신 3사 실적의 희비가 교차했다. SK텔레콤은 이번 사고의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실시한 유심(USIM) 교체와 대리점 보상 등 일회성 비용의 반영과 가입자 이탈로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한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가입자 확대로 반사이익을 봤다.
올 하반기 실적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사이버침해 사고의 여파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존재하는 한편, 그간 SK텔레콤의 매출 수준을 감안하면 하반기 내 충분히 타격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KT와 LG유플러스도 가입자 확보에는 마케팅비용과 단말구매비 증가 등의 비용 부담이 뒤따르는 만큼 최소 비용으로 기존 가입자를 락인해둘 수 있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13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2분기 매출 4조3388억원, 영업이익 338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9%, 76.2% 감소했다.
매번 실적을 견인해왔던 이동통신 매출이 하락한 영향이 컸다. SK텔레콤 가입자의 유심 관련 정보 일부가 유출된 정황이 발견됐는데 2차 피해 우려가 증폭되면서 가입자가 대거 이탈한 데 따른 것이다.
사고 발생일인 4월19일부터 위약금 면제 종료일인 7월14일까지 3개월 간 약 105만명이 이탈하고 같은기간 33만명이 유입돼 순이탈은 약 72만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줄곧 상향 곡선을 그려왔던 5세대이동통신(5G) 가입자도 1분기 1724만2000명에서 2분기 1702만2000명으로 1.3% 빠졌다. 이에 따른 2분기 이동통신 매출은 직전분기 대비 1.5% 줄어든 2조6230억원로 집계됐다.
일회성 비용 반영에 따른 영향도 있었다. 신규 가입자 모집 중단에 따른 대리점 손실보상액과 고객 무상 교체를 위한 유심 물량 확보 비용은 총 25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반면, SK텔레콤이 가입자를 확보한 KT와 LG유플러스는 2분기 실적에서 반사이익을 누렸다.
먼저, 올 2분기 KT의 무선 가입자(MVNO 제외)는 직전분기 대비 4.0% 급증한 2749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2025년 2분기 기준 5G 가입자는 전체 핸드셋 가입자의 79.5%에 달했다.
이에 따른 무선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1조7817억원으로 집계됐다. 유선 사업 매출 역시 1조3345억원으로 전년보다 1.4% 늘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도 지난 5월 국내 최초로 1000만명을 돌파했다.
LG유플러스도 올 2분기 모바일 사업 부문에서 이례적인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모바일 가입회선은 직전분기 대비 무려 9.9% 급증한 2991만7000개로 집계됐는데, 이에 따른 모바일 서비스수익은 전년보다 4.3% 성장한 1조585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IPTV·인터넷 등 스마트홈 수익도 63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다.
이러한 3사 실적 흐름이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지에 대해선 업계 간 전망이 엇갈린다.
SK텔레콤의 경우 기존 가입자 규모를 회복할 수 있지가 관건이다. 또 신사업 매출이 손실을 얼마나 메꿀 수 있냐도 하반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올 하반기에도 실적 전망이 밝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전 고객 대상 요금 할인이나 위약금 면제 조치 등에 따른 비용은 이번 실적에 반영되지 않은 탓이다.
고객 감사 패키지는 총 5000억원 규모며 정보보호 혁신안은 5년 간 7000억원으로 매해 1400억원이 들어갈 전망이다.
또 가입자 추가 이탈 혹은 요금제 하향에 따른 이동통신매출 하락과 가입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다만 당장 올 2분기만 놓고 보면 사고에도 불구 재무 흐름은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입채무(줘야할 돈)는 2조6629억원에서 2분기 1조9348억원으로 줄었고, 같은기간 부채비율 역시 1분기 151%에서 2분기 145%로 줄면서 재무구조는 오히려 개선됐다.
KT와 LG유플러스가 올 3분기에도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 장담하기 어렵다. 당장 2분기도 단순히 이득을 봤다고 보긴 어렵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비용과 단말구매비 등도 덩달아 증가한 탓이다.
지난 2분기 KT의 마케팅 비용을 포함한 판매관리비는 61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올랐다. 같은기간 LG유플러스의 마케팅비용도 3.5% 증가한 5401억원으로 집계됐다. 결국 올 하반기 최소 비용으로 기존 가입자 규모를 유지할 수 있냐가 관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