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D영화 한 편 보는데 1만4000원…4년만에 27%나 올라
대작 앞두고 관행처럼 인상…"OTT 부각시키는 결과 초래"

CJ CGV가 4월 4일부터 영화 티켓값을 1000원~5000원 인상한다.(사진=CJ CGV)
CJ CGV가 4월 4일부터 영화 티켓값을 1000원~5000원 인상한다.(사진=CJ CGV)

[딜라이트 장영일 기자] CJ CGV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3번째 관람료 인상에 나선다. 25개월 연속 적자로 인한 경영 어려움을 이유로 밝혔지만, 근본적인 서비스질 개선은 뒤로 한 채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에게 어려움을 전가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CJ CGV는 4월 4일부터 티켓값을 1000원~5000원 인상한다. 주중 2D 영화 티켓 가격은 14000원, 주말엔 15000원으로 오른다. IMAX와 4DX, ScreenX, SPHEREX, 스타리움 등 기술특별관은 2000원 오르고, 씨네드쉐프, 템퍼시네마, 골드클래스 등 고급관은 5000원씩 인상된다. 

CGV는 2000년대 들어 2~3년 주기로 가격을 인상해왔지만 2018년부터 가격 인상 시점이 빨라지고 있다. 2018년 인상 이후 2020년부터는 올해까지 매년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특히 2D 영화 티켓 가격은 2018년 1만1000원으로 올린 이후 4년 만에 14000원으로 올라 인상률이 27%에 달한다. 연평균으로 따지면 6.8%로 같은 기간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1.4%)의 5배에 근접하는 수치다.

CJ CGV 관계자는 "투자·제작·배급·상영이 한 몸처럼 움직이고 있는 국내 영화산업은 코로나 이후 붕괴 직전에 몰렸다"며 "영화산업의 생존을 위해 피치 못하게 관람료 인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CJ CGV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2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중이다. 2년 누적 영업적자만 3668억원에 달한다.

2020년과 2021년 영화관 관객수는 각각 5952만명과 6053만명에 그쳤다.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19년 관객수(2억2668만명)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CJ CGV는 고정비용을 줄이기 위해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결과 2019년말 7000명을 넘어섰던 직원수는 지난해말 기준 3558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 여건이 나아지지 않자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소비자들과 고통 분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CJ CGV 등 영화관 업계는 경영상 어려움으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지만, 3년간 매년 가격 인상을 단행한 점을 두고 소비자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더욱이 대작 개봉 앞두고 관행처럼 가격을 올리는 영화관에 대한 불편한 시선이 제기된다.

영화진흥위원회가 2018년 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극장관람료의 상관관계'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의 티켓 가격 인상 시기는 모두 마블 영화 개봉 직전에 이뤄졌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확실한 티켓파워가 있는 작품 개봉 전에 관람료를 인상하면 더 큰 매출액 증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에는 '닥터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 '토르 러브앤썬더' , '블랙팬서 와칸다포에버' 등 기대작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것을 관람객들한테 전가하고 있다", "하필 대작 영화 개봉을 앞두고 가격 올리는 꼼수"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서비스의 질은 그대로인데 가격만 올리는 행태를 지속하고 있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더욱이 CGV의 가격 인상으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안방에 편하게 볼 수 있는 OTT 서비스로 관심을 돌리게 만든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 넷플릭스의 월정액 가격은 9500원~1만4500원, 애플TV+는 6500원, 디즈니플러스는 월 9900원이다. 국내 OTT인 웨이브는 7900원~1만3900원, 티빙은 9900원~1만5900원, 왓챠는 7900원~1만2900원으로 CJ CGV 2D 영화 관람권 1회 가격보다 낮은 상황이다.

저작권자 © 딜라이트닷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