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환경단체 "패션산업 주재료인 소 가죽 얻으려…"
"패션업계, 동물 기반이 아닌 가죽대체품 찾아야" 촉구

[딜라이트 박피터슨 기자] 패션산업의 복잡한 글로벌 공급망 속에서 가죽제품 생산 관련 공장 및 회사에 대한 대형 패션 브랜드들의 개입 정도를 분석한 결과 이들이 아마존 우림 파괴를 간접적으로 조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환경단체 스탠드닷어스(Stand.earth)가 세관 통관자료 50만 줄(row)을 분석해 내린 결론으로 29일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됐다.

이 연구 결과를 인용한 영국 유력 일간지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코치, LVMH, 프라다, H&M, 자라, 아디다스, 나이키, 뉴발란스, 테바, UGG, 펜디 등 50여 개 브랜드가 아마존 파괴를 가속화하는 육류산업 등과 복합적인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연계된 것은 세계 최대의 육가공 및 가죽 수출 업체인 브라질 JBS의 다중 공급망으로 이 회사는 최근 '2035년 삼림벌채 제로(zero deforestation)' 달성을 공약했지만 불충분하다는 환경단체들의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조사 대상 목록에 오른 많은 브랜드들이 삼림 벌채에 기여하는 공급망 속 기업 등으로부터 자신들을 분리시키기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는 점에서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연구원 그레그 힉스는 "조사 대상 기업의 3분의 1이 반(反)삼림파괴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채 비율이 증가한다는 것은 해당 정책들의 실질적인 효과가 전무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브라질은 위태로운 생태계에서 삼림파괴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2019년과 지난해 극심한 산불로부터 숲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기 미흡해 세계 지도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소 축산업은 아마존 열대 우림 벌채의 가장 큰 원인이고, 소 축산업 중 가죽과 연관된 패션산업은 그 원인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실제로 소비자들에게 지갑, 핸드백, 신발을 계속 공급하기 위해서는 패션업계가 2025년까지 연간 4억3000만 마리의 소를 도축해야 한다는 추정치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보고서에서 분석한 84개 기업 중 23개가 삼림 벌채와 관련한 명시적 정책을 시행 중이지만 연구진은 이들이 자사 정책을 위반하고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패션하우스 LVMH의 경우 올초 유네스코와 함께 취약 지역을 보호하기로 약속했음에도 아마존 파괴와의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브라질 원주민동맹(Brazilian Indigenous Peoples’ Alliance, APIB)의 소니아 과자자라 집행조정관은 유명 브랜드들이 아마존 삼림 파괴를 조장하는 공급자들과의 협력을 중단해야 할 도덕적 책임과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니아 과자자라 집행조정관

또 안젤린 로버트슨 조사연구원은 "현 기후위기에 패션산업이 적절한 처신을 하려면 지금이 기회"라며 "패션업계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자기 이익이 뭔지 헤아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비영리 환경 단체인 슬로팩토리의 CEO이자 공동 창립자인 셀린 세만은 아마존에 대한 경고가 과테말라나 멕시코 등지의 삼림 벌채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결국 동물이나 플라스틱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다른 솔루션과 가죽 대체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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