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 편마비 극복기⑥] 걷기 연습과 식사하기
#언어력의 변화
입원 후 신체만이 아니라 언어 능력에도 제약을 느꼈다. 카톡방에 올리는 글도 구체적인 서술은 못하고 단편적으로 쓴 게 많다.
근래에 와선 꽤 유연하게 쓴다. 완벽하지 못하다는 건 말하기에서 느낀다. 마음 급하거나 화나거나 하면 말을 조금 더듬는다. 어쨌든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지난 토요일에 글자 쓰기 연습한 내용에서도 서술이 개선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토요일이다. 주말이라고 달라질 것이 없는데 평일과는 다른 느낌이다. 하긴 시간표가 다르다. 지금 나는 이런 차이를 두고 주말을 인식하는가? 아니면 입원 전의 관습으로 주말을 느끼는가?
잘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나마 글을 전개한 것은 근래 드문 일이다. 글쓰기와 생각 전개는 역시 관련성이 있지 않나 싶다. 카톡방에 글을 올릴 때도 매번 서술이 충분하지 않다고 여겼다. 때론 그 현실을 무시했다. 때론 그 사실을 알고도 고치거나 추가하기가 힘겹다고 여겨서 포기했다.
# 손은 힘이 부족하기는 해도 숟가락질을 하면서 젓가락 잡기는 흉내라도 내며, 다른 가벼운 물건도 잡는다. 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밀고 당기기도 한다. 느리지만 알아볼 정도로 글쓰기도 한다.
걷기는 다르다. 걸음은 해당 재활시간에 조금씩 연습을 하지만 홀로 걷기와는 아직 거리가 멀다. 우선 부분 동작을 해야 할 부분이 많다. 우리가 한 걸음 걷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근육을 움직여야 하고 얼마나 여러 동작을 해야 하는지 (건강한) 일반인들은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연습을 하거나 진척을 보인 예를 들면 짐작할 수 있다.
침상에 누워서 무릎과 발을 드는 일은 일찍 가능했다. 침상이나 휠체어에 걸터 앉아서 무릎이나 발을 드는 일도 어느 새 가능해졌다. 서서 외발로 다른 발 들고 있기는 최근에 시도하는 일이다.
그 이전에 오른발로 한 계단 오르기도 반복을 통해 가능해졌다. 걸을 때 발을 지면에서 떼야 하니 중요한 동작이다. 지금도 자연스런 동작을 위해 연습중이다.
# 한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안면근육에도 변화가 있다. 오른쪽 눈 위 거풀이 악간 늘어져서 때에 따라서는 눈 뜨기가 불편하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눈 동작에는 문제가 없다.
밥을 먹고 나면 오른쪽 잇몸과 입술 사이에 음식 잔류분이 끼곤 했는데, 이젠 별도로 입 속을 행궈 낼 만큼 끼지는 않는다.
그 전 병원에 입원한 한 달 동안은, 식사 때가 되면 간단하지만 냅킨으로 턱받이를 하고 입가는 별도의 냅킨으로 수시로 닦아야 했다. 병원을 옮길 때쯤 턱받이 냅킨은 없앴고, 식중 입술을 닦는 냅킨은 양도 줄였고 용도도 바뀌었다.
젓가락 사용은 아직 제대로 하는 게 아니어서 김치 같은 걸 먹으려면 입 가에 묻으므로 한 번씩 닦아준다. 그러니까 음식물이 옆으로 새는 일은 거의 없어졌다는 말이다.
이런 변화는 직접 치료를 한 것은 아니다. 신체 기능이 좋아지면서 같이 나아진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