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어떻게 MWC 주인공이 되었나
2015-03-09 윤상호
취재를 위해 이곳을 방문한 것도 5년째다. 그동안 MWC는 많은 변화를 거쳤다. 올해로 바르셀로나에 자리를 잡은지 10년이다. 행사장은 피라 몬주익(12만평방미터)에서 피라 그란비아(24만평방미터)로 2배 커졌다. 피라 몬주익은 올해부터 스타트업의 보금자리로 다시 재활용한다. 행사 규모가 최근 5년 새 3배 이상 커진 셈이다. 모바일이 급성장한 것과 무관치 않다. MWC 확장과 더불어 급속히 세를 불리고 있는 또 한 곳은 ‘중국’이다.
중국은 ▲차이나모바일(572평방미터) ▲ZTE(1501.56평방미터) ▲화웨이(792평방미터) ▲레노버(792평방미터) 등 4개사가 둥지를 틀었다. 홍3 단일 전시관은 삼성전자가 가장 크지만 삼성전자 전시관은 ZTE와 화웨이를 마주보고 있어 그런 느낌이 잘 들지 않는다. 화웨이는 홀1에 폐쇄형 전시관 3860평방미터와 이곳과 연결된 휴식 및 비즈니스 공간 1993.3평방미터도 갖고 있다. 삼성전자의 네트워크전시관(342평방미터)과 반도체전시관(400평방미터) 그리고 애플리케이션 전시관(322평방미터)까지 합쳐도 화웨이 규모를 당할 수 없다.
전시 수준도 상당히 세련돼졌다. 화웨이 ZTE 레노버는 짝퉁이라고 무시할 수준의 업체가 아니다. 행사에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샤오미까지 세계 3위권을 노리는 업체다. 세계 3위를 노리려면 남의 것을 베끼기만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지난 5년 MWC를 통해 화웨이가 보여준 모습이 좋은 사례다.
화웨이는 모바일 업체 중 삼성전자와 함께 ‘휴대폰+칩셋+통신장비’를 공급할 수 있는 유이(有二)한 회사다. 애플 삼성전자처럼 퀄컴에 의존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다.
<관련기사:[MWC2011] 중국 업체, 스마트폰·태블릿 ‘러시’…시장 판도 흔드나>http://www.ddaily.co.kr/news/article.html?no=74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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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MWC2013 ]‘삼성이 하는 것 우리도’…ZTE·화웨이·HTC 전방위 공세>http://www.ddaily.co.kr/news/article.html?no=101539
<관련기사: [MWC2014] 화웨이, “스마트폰 3등, 우리 것…모바일 세상 중심될 것”>
국내 제조사 관계자는 중국 업체에 대해 “디자인까지 중국 업체가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이제 제조 능력으로만 보면 국내 업체와 2~3개월 정도 격차 밖에 나지 않는다”라고 당혹감을 감추지 않았다. 다만 “그러나 서비스 등에선 아직 세계 시장에서 겨루기는 부족해 보인다”며 전 세계 시장에서 국내 업체가 서비스 경쟁력으로 중국과 승부를 해야 할 시기가 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서비스 경쟁력은 삼성전자 LG전자 역시 미흡한 영역이다.
이는 비단 화웨이만이 아니다. ZTE도 올해는 전시관을 2개로 분할했다. 개방형과 폐쇄형 모두 인기였다. 레노버는 모토로라 인수 효과를 톡톡히 봤다. 모바일 업계 최고 권위상인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에서 레노버는 모토로라를 통해 최고 저가 스마트폰(Best Low Cost Smartphone)상과 최고 입는 기기(Best Wearable Mobile Technology)상 2개를 수상했다. 차이나모바일과 협업을 하려는 통신사와 장비사는 줄을 섰다. 국내 통신 3사 가입자와 장비 구매량 모두를 합쳐도 차이나모바일 1곳을 이기기 어렵다.
상황은 녹록치 않다. 최소한 GSMA의 판단은 그렇다. GSMA는 지난 2014년부터 중국 상하이에서도 MWC를 연다. 지난 2012년과 2013년은 ‘모바일아시아엑스포(MAE)’라는 이름을 썼다. 중국보다 한국에 모바일의 미래가 있다고 봤다면 이 행사는 상하이가 아닌 서울에서 열었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은 삼성전자에게 신제품 발표를 요청하고 KT에 기조연설을 부탁하지만 이 기간이 얼마나 이어질지 누구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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