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AI 버블' 우려 완화에 2% 반등...외인 '사자'
워렌 버핏 '알파벳 투자'·글로벌 반도체 수요 증가세 영향 삼성전자 '10만 전자' 재탈환…SK하이닉스도 8.2% 급등 美해군 최고지휘부 방문에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 등 조선주도 강세
[딜라이트닷넷=이나무 기자] '인공지능(AI) 버블' 불안감에 지난주 말 급락했던 코스피가 17일 반등에 성공, 4,080선을 회복한 채 거래를 종료했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 증가세가 각종 지표로 확인되는 가운데 전설적 투자자 워런 버핏이 알파벳 주식을 대거 매수했다는 소식이 얼어붙었던 투자심리를 녹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77.68포인트(1.94%) 오른 4,089.25로 마감했다.
지수는 67.00포인트(1.67%) 오른 4,078.57로 개장한 직후 4,090 가까이 상승했다가 곧 4,045.40까지 밀리는 등 장 초반 변동성을 보였으나 이후로는 꾸준히 상승폭을 확대하는 흐름을 보였다.
상승을 주도한 건 외국인 투자자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홀로 5182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개인은 4921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고, 기관은 57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선 외국인이 755억원 매수 우위, 개인과 기관은 각각 425억원과 169억원 매도 우위였다.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는 1.0원 오른 1,458.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4일 뉴욕 증시는 3대 주가지수가 장중 급등락을 보이다 혼조로 거래를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각각 0.65%와 0.05% 하락한 반면, 나스닥종합지수는 0.13% 오른 채 장을 종료했다.
'AI 버블' 논란 완화라는 심리적 요인과 메모리 가격 인상 흐름이 부각되면서 최근 약세를 보였던 AI 관련주와 대형 기술주에 되돌림 매수세가 유입된 결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일부 D램 가격이 9월 대비 최대 60% 인상됐다는 뉴스가 나온 것이 시장의 우려를 누그러뜨리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또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공시한 기관투자자 보유주식 현황 자료(Form 13F)에 43억3000만 달러(약 6조3000억원) 상당의 알파벳 주식을 보유 중이란 내용이 포함된 것도 호재로 평가됐다.
애플을 제외한 기술주 투자에 신중한 모습을 보여온 버핏 회장이 태도를 전환한 것이어서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치 못한 구원투수 버핏이 등판한 가운데 코스피는 반도체 대형주가 지난주 금요일 급락분을 만회하는 급반등을 보이면서 상승에 성공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매일매일 급등하는 D램 현물가와 계약가를 반영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올랐고, 버핏의 사실상 마지막 투자 대상이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이란 점도 AI에 대한 우려를 경감하는 요인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미국시간으로 19일 오후 AI 대장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했을 수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0만 전자'와 '60만 닉스' 고지를 재탈환하며 이날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전장보다 3.50% 오른 10만600원에, SK하이닉스는 8.21% 급등한 60만6000원에 장을 마쳤다.
미 해군 최고지휘부가 지난 주말 국내 조선소를 현장 방문했다는 소식에 '마스가'(MASGA)로 불리는 한미 조선 산업 협력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HD현대중공업(2.90%)과 한화오션(1.39%) 등 조선주도 강세를 보였다.
여타 시가총액 상위주 역시 대체로 상승했다.
SK스퀘어(4.64%), 한화에어로스페이스(2.51%), NAVER(0.59%), 두산에너빌리티(0.51%) 등이 올랐고, 셀트리온(-3.16%), KB금융(-2.08%), 현대차(-0.37%) 등은 내렸다.
코스닥 지수도 4.77포인트(0.53%) 오른 902.67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6.54포인트(0.73%) 오른 904.44로 개장한 뒤 장초반 한때 하락 반전했다가 이후 낙폭을 만회,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은 각각 560억원과 363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홀로 358억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대부분 상승했다. 보로노이(5.95%), 코오롱티슈진(5.76%), 리노공업(4.60%), 삼천당제약(2.65%), 에코프로비엠(2.52%) 등이 올랐고, 에코프로(-1.89%), 알테오젠(-1.08%) 등은 약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