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트닷넷 장영일 기자] 지난해 주식시장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주요그룹 총수 33명의 주식재산이 18조원이나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2022년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에 따르면 33개 그룹 총수 중 28명의 주식 재산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초 주식평가액은 64조6325억원이었는데, 연말 45조9191억원으로 떨어졌다. 1년새 18조7134억원(29%)이 줄어든 것이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대기업집단 중 작년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 원 넘는 그룹 총수 33명이다. 주식재산은 총수가 해당 상장사 주식종목 지분을 직접 보유한 경우와 함께 비상장사를 통해서 해당 그룹 상장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현황까지 포함했다. 다만, 비상장사의 경우 해당 회사 지분을 50% 이상 보유한 경우로 제한했다.

조사 대상 중 주식재산이 가장 많이 줄어든 총수는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였다. 김 창업자는 5910만주가 넘는 카카오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고, 자신이 100% 지분을 가진 비상장사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해서는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 지분도 함께 보유 중이다.

김 창업자의 작년 연말 기준 전체 주식재산은 5조6557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파악된 12조2269억원과 비교하면 1년 새 6조5700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작년 초 14조1866억원이던 주식평가액이 연말에 가서는 11조6735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회장의 주식재산은 작년 9월말에는 10조8842억원 수준까지 내려갔다가 같은해 12월말에 11조원대로 올라섰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의 주식재산은 작년 초 10조1864억원에서 연말에는 8조110억원으로 2조1750억원 감소했다. 이외에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1조3900억원,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는 1조2160억원 주식가치가 떨어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작년 한 해 8951억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8620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6605억원 주식평가액이 줄었다.

33명 중 5명은 작년 연초 대비 연말 기준 주식재산이 증가했다.

지난해 주식평가액 가장 많이 늘어난 총수는 김익래 다우키움 회장으로 나타났다. 김 회장의 주식재산은 작년 연초 기준 2116억원에서 연말에는 3371억원으로 높아졌다. 김 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다우데이타의 주가가 2배 이상 오른 것이 결정적 이유였다.

세아 이순형 회장도 작년 초 1113억원이던 주식재산이 연말에는 1478억원으로 32.8% 불어났다. 이외 영풍그룹 장형진 회장 9.6%(389억원), 아산재단 정몽준 이사장 6.5%(735억원),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4.1%(284억원) 순으로 작년 한 해 주식재산이 증가했다.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1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차지했다. 2위는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3위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다. 지난해 연초에는 세 사람이 나란히 10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으나, 연말에는 이 회장 1명만 10조 클럽에 남았다.  2위도 작년 초 김 창업자에서 연말에는 서 명예회장으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