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과 나스닥도 연저점 근접...WTI, 5.68% 급락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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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 정호원 기자] 미국 뉴욕 증시가 또다시 하락해 다우지수가 3만선을 하향 돌파했다. 긴축 우려에 따른 달러화 가치 폭등과 유럽 금융시장 대혼란 탓에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62% 하락한 2만9590.41에 마감하며 3만선 아래로 떨어졌다. 6월 17일 당시 연저점(2만9888.78)을 밑돌면서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72% 떨어진 3693.23으로,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80% 내린 1만867.93으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S&P500과 나스닥 지수 모두 지난 6월 16일 기록한 연저점에 근접했다. 월가에서는 S&P 지수와 나스닥 지수의 연저점 하향 돌파를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강도 긴축 의지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을 쳤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장중 4.270%까지 치솟았다가 결국 전장보다 0.076% 포인트 상승한 4.203%를 기록했다. 반면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0.021%포인트 하락한 3.687%로 마감해 2년물과의 금리 역전현상이 더욱 커졌다.

달러화 가치는 폭등했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장중 113.23까지 치솟았다. 2002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경기 침체 공포가 커졌고, 주식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경기 침체 우려에 국제유가도 급락해 80달러선 아래로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5.68% 하락한 배럴당 78.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 10일 이후 최저치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S&P500 지수의 연말 전망치를 기존 4300에서 3600으로 하향했다.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으로 인해 향후 주가 밸류에이션이 타격을 입을 것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페드 리슨’(Fed Listen) 행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혼란으로 인해 미국 경제가 ‘뉴 노멀’(new normal)로 진입하고 있다”며 “우리는 예외적으로 이례적인 혼란들 속에 계속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시장 역시 흔들렸다. 영국 정부가 발표한 대규모 감세 정책으로 파운드화 가치가 폭락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084달러까지 하락했다(파운드화 약세·달러화 강세). 마거릿 대처 총리 시절인 1985년 이후 37년 만에 처음으로 1.09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이미 파운드·달러 환율이 유로·달러 환율에 이어 패리티(parity·1대1 교환)를 나타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역대 최저 환율(1파운드당 1.052달러)을 밑돌 수 있다는 뜻이다.

유럽의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97% 내렸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2.28% 떨어졌다.

LPL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전략가는 “시장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에서 연준의 공격적인 기조에 대한 우려로 분명하고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채금리가 수년간 보지 못했던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며 “이는 연준이 어떤 무엇인가를 깨뜨리지 않으면서 물가 안정에 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사고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 금융시장의 혼돈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거시경제 혼란”이라고 했다.

미국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에너지주들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APA와 마라톤 오일은 각각 11.43%, 10.94% 급락했고, 셰브론과 엑슨 모빌은 각각 6.54%, 5.32% 하락했다. 데본 에너지와 옥시덴탈은 각각 8.60%, 5.09% 내렸다. 다이아몬드백 에너지도 8.96% 떨어졌다.

주요 기술주들도 약세를 보였다. 테슬라가 4.59% 하락한 가운데, 넷플릭스와 아마존은 각각 4.49%, 3.01% 내렸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1.51%, 1.27% 하락했고, 알파벳(구글)과 메타(페이스북)도 각각 1.40%, 1.69% 떨어졌다.

보잉과 캐터필러는 각각 5.38%, 3.70% 내렸고, 디즈니는 2.61% 하락했다. 항공주와 크루즈주도 동반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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